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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빚어낸 색바램과 상흔을 바라보며 
오늘 새벽도 해녀 삼춘들 삶의 궤적을 재단한다. 
서로의 약한 부분을 연결하면 단단해지듯 한 땀 한 땀 손바느질로 꿰매어 맨다. 

 

낡고 쓸모없어 어쩌면 버려졌을, 어쩌면 태워졌을 해녀복.
그 해녀복으로 만든 고래꼬리 열쇠고리, 노트북 파우치, 고래꼬리 목걸이. 

 

고래꼬리를 형상화하게 된 것은 고래가 해녀처럼 모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고래도 물 위로 올라와 숨비소리를 냈다. 
고래도 새끼를 낳으면 젖을 물리고, 어린 새끼를 1년 이상 데리고 다닌다. 
그리고 고래 등에 생긴 수많은 생체기들은 해녀복에 새겨진 무늬와 닮았다. 

 

나는 바다와 고래를 좋아한다. 
그래서 제주바다 수영길인 아랫길을 만들었고, 
오염된 바다환경을 살리는데 조그마한 힘이 되고 싶어 기부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 일들을 하며, 나의 좋아함을 어떻게 세상과 연결하고 소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해녀복으로 만든 이 친구들은 바로 이런 내 마음의 상징물이다. 

 

오늘도 나는 제3의 바다를 꿈꾼다. 
태초 그대로의 바다도 아닌, 
경쟁과 개발의 바다도 아닌, 
동행의 바다. 

 

세상의 아름다움은 동행에 비례한다고 믿는다. 
자연과도 동행이다.
바다와도 동행이다. 
그리고 우리의 삶도 동행이다.